생애 최초로 투자한 강북구 수유동 낙원빌라
이제까지 직접 투자하고 매매한 것들이 수 십 여개에 달합니다. 협회의 교육관련 업무와 컨설팅관련 업무, 그리고 지속적인 투자모델을 만드는 업무를 하다보면 지금 투자하고 보유하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수일수록 겨우 한두 개를 투자하면서 엄청나게 애착을 갖습니다. 그러나, 투자 물건이 많아질수록 사실 또 다른 우량매물을 낙찰 받더라도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치 3대독자를 둔 부모가 느끼는 심정과 10명의 자식을 둔 부모가 느끼는 심정과 같습니다. 자식이 적은 부모는 그 자식에 애착하여 안절부절못하지만, 자식이 많은 부모는 자식이 며칠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별 걱정을 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도 그것처럼, 어떤 물건을 보유하고 있는지 그 물건이 최초구입가격보다 얼마다 올랐는지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다만, 생각이 나면 마음먹고 기억을 더듬어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저에게도 별다른 노력 없이 바로 생각나는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최초로 제 명의로 취득한 물건입니다. 고시 수험생이다가 IMF 당시 처음으로 경매투자를 했었기 때문에 저에겐 특별한 감동이 있는 물건이죠.
아마도 제 기억이 맞다면 1998년도 IMF환란을 겪을 당시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고시공부를 하다가 포기할 당시였습니다. 고시를 포기하려고 작심하던 시기라서 나름 미래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이란 것은 결국 돈 버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고시를 그만둘 당시만 해도 돈보다는 역시 시험에 합격해서 변호사가 되는 것이 소위 멋이 나지 않을까라는 주변의 인식도 있었고, 저 자신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시기입니다. 그래서, 마지못해 돈 벌이를 구상했지만, 사실 만족도는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를 졸라서 타 낸 1600만원이 종자돈의 전부!
저희 부모는 과거에 지방에 살 당시부터도 법원경매를 가끔 해 오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비밀입찰이 아닌 호가제로 운영될 때부터 낙찰을 받아서 재산을 증식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제 눈으로 보면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투자를 할 때마다 돈을 벌긴 했던 모양입니다.
원래 경매투자에서 돈을 번 경험이 있고 좋다는 판단이 서면 밥 먹듯이 경매만 하면 되는데, 희한하게도 경매투자를 한 번하면 그 다음 몇 년간은 아예 경매를 하지 않고, 이것저것 손을 대기 때문에 일껏 벌어 놓은 재산이 줄기도 했었습니다. 당시엔 아마도 주식투자를 하던 시기였습니다. 그 때 제가 어머니를 엄청나게 졸라서 며칠 만에 1600만원을 타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어머니 말씀이 그 때 돈을 더 빼줄걸 그랬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좀 더 빠른 시기에 정착을 하고 더 많은 수익도 올릴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말입니다. 제 기억엔 분명 1600만원 같은 데, 어머니 말씀은 1800만원이라고 하시니까 누구 말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지지분이 11평으로 상대적으로 크고 전세금으로 투자금을 다 회수할 수 있는 물건
당시까지 경매투자 경험은 전무 했었습니다. 그냥 경매는 싸게 산다는 것만 알았고 요즘 경매기초반 교육생들과 같은 수준이었지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경매초보자들은 경매 자체에 대한공포심이 많아서 투자를 망설인다는 것이죠. 번지점프를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면 빨리 해버리면 되는데, 요리조리 재다보면 공포심은 더 커가고 다리가 후들거리게 되고 결국엔 하고 싶지 않아지는 것이죠.
당시나 지금이나 제 입장에서는 투자를 망설인다는 것을 느껴보지 않았습니다. 투자를 하기만 하면 돈을 버는 것이 1000% 확실한데 뭣 하러 망설입니까? 망설이는 이유는 어리석어서 그렇다는 것 이외에 다른 어떤 핑계도 없다고 봅니다.
그때가 아마도 한 여름이었을 겁니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시절인데요. 그 전날에 물건 검색을 다 마치고 그 중 내가 가진 1600만원이면 도전해 볼만한 물건을 찾았었습니다. 그것은 강북구 수유동 한신대학교 대학원 길 건너편에 위치한 낙원빌라 지하층이었습니다.
지하층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왜 지하를 선택했느냐고 말이죠. 당시 주변 사람들도 지하는 별로다 그러니 다른 것을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지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형편에 맞는 물건을 찾은 것이죠. 가진 돈이 적으면 당연히 백화점을 가지 말고 저렴한 도매시장을 가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람들은 자주 말합니다. 제 돈이 적은 돈인데 그래도 경매를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바다에 사는 물고기를 살펴보세요. 깊은 곳에 사는 고기나 얕은 곳에 사는 고기나 다 자기 먹을 것은 있습니다. 초식동물도, 육식동물도 마찬가지죠. 다들 자기 세계에 먹을 것이 있습니다. 경매도 마찬가지로 작은 물건이라고 해서 먹을 것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빌라는 주변에 낡은 집들을 함께 구입해서 대지를 넓힌 후 2동을 지었습니다. 당시 한신대학교 대학원 주변에서는 나름 깔끔한 신축빌라였던 셈이죠. 대지 지분이 약11평이 넘었고, 건평은 약14평정도 되었습니다. 이 물건의 포인트가 바로 이겁니다. 대지지분이 넓다는 것이죠. 처음부터 대지지분이 넓어서 끌렸습니다. 그래서, 샌들을 신고 소나기를 뚫고서 현장을 살펴보았습니다.
반지하이긴 한데, 그래도 괜찮겠다 싶었고요. 당시 감정가격은 4000만원 정도였고, 최저가격이 1200만원 정도 였습니다. 주변 부동산업소를 방문해서 그 집에 대해서 물어 봤습니다. 그랬더니 한 부동산업소 사장님이 입찰하려는 빌라 지하층 바로 위층을 소유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이 집에 대해서 자세히 들을 수 있었는데요.
자기 집도 경기가 좋지 않아서 지상층인데도 5000만원도 받기어려운데 무슨 지하층이 4000만원까지 하겠는가? 지하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사지 말라고 하더군요. 대다수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시에요. 저는 원래 이런 저런 잡설에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한귀로 듣고 흘려버렸지요.
관심사는 전세시세였는데요, 약 3000만원 정도 한다고 조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꼭 꼬리말을 달더군요. 그래도, 지하에 전세를 들어 올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입니다. 여러모로 경매초보자라면 입찰할 의욕도 잘 나지 않게끔 말을 하더군요. 더구나, 요즘 초보자들처럼 사자마자 팔 생각까지 한 사람이라면 이 물건을 사지 않을 겁니다. 사봤자, 경기가 엉망이라서 안 팔린다고 말들을 하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애초에 사서 시세차익을 남기면 됐지 당장 팔 생각은 전혀 없었고요, 투입자금을 전세금으로 다 뽑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고, 대지지분이 넓으니 미래에 언젠가는 제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했습니다.
요즘엔 전문가들이랍시고, 마구 예측을 합니다만 우리는 경매투자자들이지 경매점쟁이가 아닙니다. 투자의 흐름을 보고 예측을 할 뿐이지, 그 예측이 꼭 맞아 떨어지는 것까지 기대하진 않습니다. 다만, 현재 얼마나 남기고 사느냐? 요것만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죠. 현실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먼저 아니겠습니까? 미래를 예측하는 기사를 내는 기자나, 교수, 증권사, 펀드매니저들의 말이 얼마나 맞던가요? 한두 번 속았으면 됐지 얼마나 속아야 아시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부동산 업자의 말을 100% 믿어선 안 됩니다.
시세에 대해서는 아예 매매시세가 없다는 말을 들어서 좋지 않았고 지하라서 세입자는 물론이고 나중에 잘 팔리지도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것으로 충분히 조사를 마쳤습니다. 그래도, 저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았습니다. 이왕이면 좋은 평을 듣는 물건을 매입하면 좋겠지만, 내 돈에 맞는 물건은 당시 이 물건 외에 몇 개되지도 않았고 대지지분이 많은 것은 특히 이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물건을 낙찰받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최초 낙찰!! 6대1의 경쟁률로 1등을 하다.
지금이야 수익률분석표를 정교하게 작성한 후 분석을 합니다만, 당시에는 입찰물건을 프린트해서 그 종이에 셀 수 없이 낙서를 해 가면서 얼마를 쓸지 계산을 합니다. 구겨진 종이를 들고 다니면서 계속 집중을 합니다. 이 물건을 정해서 굳이 조사를 하고 내가 입찰을 들어가겠다고 결심까지 했다면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이것은 당연한 생각이고 이때까지 놓쳐본 물건은 없습니다.
내가 잡고 싶다면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가 막심할 것이기 때문이죠.
가볍게 소풍이나 가보겠다는 심정으로 법원에 오는 사람과 저 처럼 집중을 하는 사람과의 전쟁!! 어떻게 생각하세요? 누가 이길까요? 결과가 빤한 것이죠. 싸워보지 않아도 제가 이기는 겁니다.
당시에는 북부법원에서 입찰법정이 너무 좁은데다가 후덥지근해서 얼마나 땀을 흘렸는지 모르겠군요. 6대1의 경쟁을 뚫고 1등을 했습니다. 순식간에 지나가서 커다란 흥분은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이 물건과 비교도 할 수 없는 물건들을 입찰했지만, 그래도 최초 낙찰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여간 들떴었고 얼마를 벌었다는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당시 총1800만원이 소요되어 시세 4500만원 짜리를 낙찰 받았기에 그차액만 생각해 보면 작은 돈은 결코 아닙니다.
즐거운 명도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준 다투는 명도!!
그럼, 명도를 어떻게 했는가?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저는 강의를 할 때 별도의 강좌로 <즐거운 명도>를 강의 합니다. 즐거운 명도의 원리를 저도 처음부터 깨달았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처음 투자했던 낙원빌라 건의 경우에는 일명 <다투는 명도>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그 당시 명도를 위해서 집을 방문했을 때 마음가짐은 이랬습니다. ‘소유자는 지금 망해서 경매당한 사람이다’. ‘그러니, 이 사람은 굉장히 예민해 있을 것이고 이 사람의 자존심을 건들지 말자!! 최대한 조심스럽고, 겸손하게 대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초인종을 누르고 거주하던 소유자인 남편과 밖에서 얘길 했습니다. 남편은 대화가 되더군요. 공손하게 말을 하니까 잘 알아듣는 듯 해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원래 첫 만남에 답을 내지 않습니다. 우선 얼굴만 보여주고 다음에는 전화로 끝냅니다. 그래서, 다음에 통화해서 답을 낼 것을 약속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후 며칠 후인가, 그 집 부인이 되는 사람이 전화를 해서는 3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안 나간다고 하더군요. 지금이야 알아듣게 설명을 해서 내보내겠지만, 당시 제가 혈기왕성한 20대 후반이라서 가만히 듣고 있지 않고 다투게 된 것이죠.
어디든 가면 명도대상자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200만원만, 300만원만, 500만원만 그 다음은 1000만원 안주면 안 나간다고 합니다. 시중에 정해진 공식 룰인 것처럼 누구나 할 거 없이 이런 말을 합니다. 지금이야 애교로 받아 넘기고 제 정신 차리게 한 후 협상을 끝냅니다만, 당시에는 제가 좀 경험이 없고 순진해서 곧이 곧대로 받은 것이죠.
제가 한 말의 요지는 이랬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돈을 빌려준적이 있느냐? “아니면, 법으로 내가 당신에게 줄 의무가 있느냐? 내 집에서 살면 오히려 임대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양보해줬더니 적반하장으로 돈을 내라고 하다니.. 당신이 망한 것은 내 탓이 아니고, 당신이 재산운영을 잘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 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싹싹 빌면서 돈을 좀 도와 달라고 해야 주는 것과 주지 않으면 안 나간다고 협박을 해서 주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내가 좀 피곤해버리고 말지 남에게 협박을 받아서 내가 돈을 줄 사람으로 보이느냐?” 이렇게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좀 각박한가요? 하지만, 저는 체질적으로 나약한 사람의 이런 헛된 생각이 싫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탓을 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사람들에겐 좀 강하게 대하는 편이죠. 하여간 이래저래 다투고, 그 여자도 보통 성질이 아니어서 인지 않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그런 여자랑 같이 사는 남자는 괴롭겠다는 생각도 들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부가 아주 잘 어울리는 성질의 소유자더군요.
저야 법을 전공했으니, 법적 조치는 다음날로부터 진행하면서 일주일인가 지나서 ‘정말로 안 나갈 것인가?’를 결정지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고 하더군요. 그 전화를 끊고 법적 절차를 기다리는데 울화가 치밀더군요.
처음부터 글을 읽은 분은 잘 아시겠지만, 저에게 있어서 이 집 투자는 최초 투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전 재산을 투자한 것이라는 의미와 향후 인생방향을 결정짓는 중대한 의미를 가진 투자였습니다.
그러니, 이런 난관은 저에겐 장애물로 밖에 인식이 되지 않았습니다. 장애물은 치우면 될 일이죠. 그래서, 법으로 진행하다가 아마도 일요일이었던 거 같습니다. 밤11시쯤 가만히 집에서 생각을 해보니 남의 집에서 편하게 눌러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얄미워지더군요. 그래서, 법으로 집행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가만있을 수가 없어서 바로 수유동으로 차를 몰아서 갔습니다.
제 집이 방배동이니 수유동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였습니다. 가자마자 불 꺼진 창문을 두드리고, 집에 초인종을 눌러서 나오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그 때 시각이 새벽 1시정도였습니다. 좀 흥분된 상태였기 때문에 떠들썩하게 하면서 나오라고 했더니 웬걸 너무 조용한 겁니다. 이상하다 싶어 2층 아주머니를 깨워서 물어 본 즉 이틀 전에 이사를 나갔다고 하더군요.
싱겁게 끝났지만, 바로 다음 날 오전에 열쇠수리공을 불러다가 문을 따고 들어갔습니다. 통상은 사람이 살지 않더라도, 남아 있는 짐을 명도 처리키 위해서는 강제집행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그런 잡스런 행위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보고 마구잡이로 문을 따고 들어가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르겠군요. 명도처리를 할 때 법을 잘 지켜서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분간하는 머리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아마도 그 때 열쇠업자를 불렀을 때 집주인이냐고 묻더군요. 열쇠업자는 나름 신중한 사람이었고요. 저는 신분증을 보여줄 테니 알아서 판단하고, 서둘러서 문을 따라고 했습니다. 열쇠업자가 이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다투는 명도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다.
문을 따고 들어갔더니 집안이 전쟁터이더군요. 큰방 문짝은 부부싸움의 결과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구멍이 뚫려있고, 고의로 훼 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행동도 목격되었습니다. 창문에 붙어있는 철제 모기장을 거의 다 잘라 놓았더군요. 그리고, 큰방에 있는 보일러 작동하는 기계의 뚜껑을 뜯어서 없애버렸더군요.
철제 모기장이야 바꾸는데 몇 만원 들지 않는데, 보일러 작동기에 붙어 있는 뚜껑은 보일러 본사에 문의를 해서 지방에 있는 물류센터에까지 내려가서 겨우 찾아내서 원상복구를 했습니다. 그런 행동을 보니 뭐 화가 나기보다는 웃음이 나더군요.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하면 당연히 바로 자신이 받을 것이고, 그런 행동이야말로 가난뱅이가 꼭 갖춰야 할 필수덕목인 셈이죠. 그래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처럼 명도를 다투면서 하게 되면 마음 약한 초보투자자들은 다툼이 두렵고 성가셔서 한두 번 경매투자를 하다가 재미를 잃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의 경우에는 우선 수익성이 나기만 한다면 번거롭고 성가시더라도 별 문제를 삼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대포로 다투거나 불편한 마음을 가진 채로 명도를 진행하는 것 보다는 보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원칙을 가지고 명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이때 배운 것은 명도에는 특별한 원리가 필요하다는 거였습니다. 다투지 않고 명도 하는 법!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명도 하는 법!에 대해서 연구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고, 그 결과로 <즐거운 명도>를 터득하게 된 것입니다. 명도는 반드시 즐겁게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어떤 것이 즐거운 명도인지 뒤에서 사례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한편으로 제가 처음으로 낙찰을 받고 나서 제일 놀랐던 것은 집안의 지저분함입니다. 저는 원래 부모님들이 워낙에 부지런하셔서 늘 깨끗한 집안에서만 자랐었습니다. 그런데, 경매를 당하는 집들은 대개가 너저분하고 지저분합니다. 도대체 집안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온 방안에 못이 박혀있으며, 전등 스위치가 얼마나 오래 닦지 않았는지 노랗게 때가 껴있었습니다.
처음엔 이렇게 낡은 집을, 이렇게 지저분한 집을 돈 주고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 라는 의구심이 몇 시간 정도는 들더군요. 하지만, 바로 도배와 장판을 해놓고 나니 사람이 사는 집처럼 보이더군요. 수고한 보람도 있었습니다.
낙찰 후 매매까지 투자를 정리해보자.
이 낙원빌라는 사실 반 지하 건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누구에게 반 지하 빌라 한 채 샀다고 자랑스럽게 떠들지도 못했었습니다. 지하 건물에 대한 좋지 못한 선입견으로 인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 물건은 수리를 한 후 바로 전세3000만원에 세를 내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아마도 1620만원에 낙찰 받아서 총비용 1800만원내외로 돈이 들었고, 2개월이 지나지 않아서 전세3000만원을 회수하여 실제 투자금은 한 푼도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약5년 정도 흘렀을까요? 제 성격상 투자의 목적은 시세차익이다 보니 한 번 세를 들여놓으면 세를 올려달라고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바쁜 사업도 그 원인 중 하나겠지만, 굳이 세를 올려 받으려고 전화통화를 하다가 자꾸 뭘 고쳐달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냥 세를 들이면 나간다고 할 때까지 전화통화를 하지 않습니다. 좀 무신경한 스타일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물건은 매입해 놓고 약5년 동안 잊고 지냈고요. 어느 날인가 다른 부동산을 매매하려고 계약하러 가는 당일 수유동 부동산에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매매할 의향이 있냐는 거지요. 그래서, 저야 흔쾌히 매매하겠다고 했고 같은 날에 사당동에서 매매계약을 하고 바로 수유동에 가서 매매계약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매매는 6000만원 정도에 매매를 했습니다. 제가 사놓은 집 근처사거리에 경전철이 들어온다고 결정이 되었더군요. 그래서, 강북구에 사는 사람이 투자용도로 사놓고 싶다고 했다고 하더군요. 다른 빌라보다는 낙원빌라를 선호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대지평수가 11평으로 일반 다른 빌라보다 크다는 것이지요. 제가 최초 투자를 결정했었던 그 장점 넓은 대지평수가 바로 매매에서 작용을 했던 것이지요.
낙찰 물건을 팔 때는 반드시 시세조사를 새롭게 다시 할 것!!
이 집에 대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경매초보자로서 다투는 명도를 한 점, 생전 처음으로 집수리를 해 본 점, 주변 사람들의 온갖 부정적인 견해를 무시하고 낙찰을 받은 점 등 다양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매매할 당시에 있었던 일입니다.
판매하기 약 한 달 전에 세입자가 전화를 해서는 물이 새서 안방에 물이 찼으니 수리를 해달라는 겁니다. 건물 외벽에서 물이 새는 것이 아니라, 지하이다 보니 토지 자체에서 물이 새는 것 같다는 겁니다. 수리비용이 300만원을 넘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꾸 전화가 오기에 제가 그랬습니다. 그냥 아주머니가 사가라고 말입니다.
3000만원에 전세를 살고 있으니 300만원만 더 주고 명의를 이전해 가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는 자기도 분양 받아 놓은 아파트가 따로 있으니 사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며칠 후 어떤 남자가 전화가 왔습니다. 세입자 아주머니의 말을 들었는데 자기가 100만원만 더 주고 사면 어떻겠냐고 그러더군요.
물건을 공짜로 먹으려는 심보가 얄미워서라도 팔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 후 며칠 후 수유역 주변에 사놓은 오피스텔 전세를 내기 위해서 수유역 인근의 부동산에 방문했었습니다. 오피스텔 얘기를 하던 중 오래 전에 사놓은 낙원빌라 얘기를 하게 되었고, 그 사장님의 말씀이 거긴 경전철이 확정되어서 많이 올랐다고 하더군요.
60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거라면서 자기가 팔아 보겠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등에 식은땀이 흐르더군요. 만일 며칠 전에 그 사람들에게 단돈 300만원을 받고 넘겼으면 어쩔 뻔 했습니까? 여러분들도 명심하세요. 부동산을 보유하다가 급해서 팔거나무심하게 팔더라도 반드시 매매 당시에 부동산 시세와 개발현황을 다시 한 번 확인 후 매매하십시오.
저는 강남에 있고 물건은 강북에 있는데다가 이미 본전은 따 뽑았고, 더군다나 고쳐달라고 전화까지 오던 상황이다 보니 그런 판단을 했던 거 같습니다. 저도 이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바가 많았습니다.
하여간 주변에 개발호재가 있어서 시세가 높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약 한 달도 되지 않은 어느 날 부동산 업자가 팔 용의가 없냐고 전화가 왔고, 즉시 계약하자고 해서 바로 강북으로 올라가서 계약금을 받아 버렸습니다.
사실 이렇게 개발호재가 명확한 상황에서는 더 오를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팔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많은 시세차익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매각을 결정했던 이유는 당시 저에겐 너무 작은 물건이었고, 더 오르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에 그 물건을 판 대금으로 또 다른 물건을 새로 장만할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세입자 아주머니가 사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그 아주머니가 세를 살다보니 주변에 개발호재 같은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아주머니가 만일 낙원빌라를 샀다면, 앉은 자리에서 3000만원을 벌었을 겁니다. 아차! 하는 순간이지만, 참으로 큰돈을 벌수도 있었을 겁니다. 역시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새삼 옳다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에 최초로 투자를 했던 낙원빌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돈을 벌어다 주었습니다. 작은 물건을 팔지 못해서 안달인 사람들이 이 사례를 보면서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할 겁니다. 팔아서 다시 사고, 다시 팔고, 다시 사고 이런 방식은 얼핏 그럴듯하나 해보면 바로 알겠지만 불가능한 스토리임을 명심하세요. 팔지 못해 안달인 사람, 엉덩이가 가벼운 사람이 성공할 수 없는 시장이 바로 법원경매시장입니다.
